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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레바퀴 아래서_헤르만 헤세(독서정리&리뷰)

    작성자 참치 on 9월 22, 2021 at 11:39 오전

    줄기를 잘라낸 나무는 뿌리 근처에서 다시 새로운 싹이 움터 나온다. 이처럼 왕성한 시기에 병들어 상처 입은 영혼 또한 꿈으로 가득 찬 봄날 같은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마치 거기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내어 끊어진 생명의 끈을 다시금 이을 수 있기라도 한 듯이. 뿌리에서 움튼 새싹은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나지만, 그것은 단지 겉으로 보여지는 생명에 불과할 뿐, 결코 다시 나무가 되지는 않는다 –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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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_62.언제나 처럼 예술은 믿음과 사랑, 위로 와 아름다움, 그리고 영원에 대한 예감의 씨앗을 뿌려왔다. 또한 풍요로운 토양을 새로이 발견하여 온 것이다. 그것은 삶이 죽음보다 강하고, 믿음이 의심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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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_118.젊은 시인에게는 이러한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늘상 그러하듯이 가끔 헤아리기 힘든, 다소 어리광스러운 우울증이 발작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 이유는 어린 영혼으로부터의 조용한 이별, 그리고 목적도 없이 넘쳐흐르는 젊음의 열기와 예감과 욕망 때문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어른이 되어가면서 나타나는 이해하기 힘든 어두운 충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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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_207.한스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당황한 나머지 수레바퀴에 치인 달팽이처럼 촉수를 움츠리고 껍질 속으로 기어들어가 버렸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짐짓 싫증난 사람처럼 보이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방금 누군가가 죽기라도 한 듯 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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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_213.한스의 가슴속에서도 이상하리만치 굳건한 감정과 처음 느껴보는 눈부신 희망의 파도가 세차게, 불안하게, 그리고 달콤하게 굽이쳤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단지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으며 결코 실현될 수 없다는 겁에 질린 절망적인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이 모순적인 감정은 희미하게 솟구치는 샘물이 되어 있었다. 몹시도 강렬한 그 무엇이 한스의 가슴 깊숙이 묶여진 사슬을 끊고, 자유를 만끽하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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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_224.이별을 고하기 위하여, 이미 흘러가 버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큰 행복의 가시바늘을 남기기 위하여 자신의 유년시절과 소년 시절이 추억의 옷을 입고 즐겁게 미소지으며 자기 앞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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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리뷰 : 부모의 자식에 대한 큰 사랑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사랑에 독이라는 집착이 있듯이 이 또한 예외는 아니다. 나는 그 독을 모르고 마셨고 타인에게도 그런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또한 지나갔고 성숙할 수 있던 기회라고 이제야 마음 깊이 받아 드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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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레바퀴 아래서>는 자신을 짓누르는 가정과 학교의 위선적인 권위에 맞서는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다. 거대한 사회의 압력에 버틸 수 없었던 주인공이 가정과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고 고향에 돌아와 사랑과 일을 시작하였지만, 뜻대로 풀리지 않은 채 삶을 마감하였다. 결말은 비극적이지만 끝에 와서 왠지 모를 마음의 안식과 평화를 느껴졌다. 부모의 사랑과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해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한계에서 느끼는 무력감과 수치심이 인간이 견디기 힘든 감정이란 걸 나는 잘 알고 있다. 거대한 수레바퀴 깔리지 않으려는 것이 우리의 삶은 아니다. 오히려 그 수레를 끌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운명 그 자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참치 작성 2 년, 2 월 전에 1 회원 · 0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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