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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_헤르만 헤세(독서정리&리뷰)
어쩌면 모든 예술의 뿌리는, 또한 어쩌면 모든 정신의 뿌리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 것이다.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덧없이 사라져가는 것 앞에서 몸서리를 치며, 꽃이 시들고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노라면 슬픔에 빠지는 것이다. 그럴 때면 우리 자신의 가슴속에서도 우리 역시 덧없이 스러져갈 것이며 조만간 시들 것이라는 확신이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예술가로서 어떤 형상을 창조하거나 사상가로서 어떤 법칙을 탐구하고 생각을 정리할 때면 우리는 그 무엇인가를 거대한 죽음의 무도(舞蹈)로부터 구해 내려고 애쓴다. –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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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16.학문이 제가 택하지 않으면 안 될 분야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한 인간의 운명과 소명은 딱히 본인의 소원보다는 오히려 다른 어떤 것, 그러니까 예정된 섭리 같은 것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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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97.우아한 베일로 감싸여 있는 그 어딘가에는 무섭고 어두운 것, 욕망과 불안, 죄악과 고통, 탄생과 피할 수 없는 죽음, 이 모든 것도 함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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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128. “한 여자에게 속한다는 것, 자기 자신을 바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잖아! 내가 하는 말이 어이없게 들리더라도 비웃지는 마. 한 여자를 사랑하고 그 여자에게 자신을 바친다는 것, 그녀를 온전히 내 속으로 감싸고 또 그녀에게 감싸여 있다고 느끼는 것은 네가 <사랑에 빠진 상태>라고 하면서 다소 비웃는 그런 상태와는 달라. 그건 비웃을 일이 아니야. 나에게는 사랑이 곧 삶으로 통하는 길이고 삶의 의미로 통하는 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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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265.사랑이 환희가 더없이 행복한 긴장의 최고조에 다다른 순간에 확실해졌다가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사멸할 수밖에 없듯이, 너무나 내밀한 고독과 슬픔에 잠겨 있는 순간도 다시금 인생의 밝은 측면에 새로이 몰입하고 픈 욕구에 의해 느닷없이 삼켜지고 마는 것이다. 죽음과 쾌락은 하나였다. 사랑은 욕망을 인생의 어머니라 부를 수 있다면 무덤과 사멸 또한 그렇게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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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301.도취의 상태를 알지 못한다면 이성과 냉철함이 무슨 소용이 있으며, 그뒤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지 않다면 관능적 욕망이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성간의 영원한 대립이 없다면 사랑이란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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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361.슬픔도 지나가 버렸고, 기쁨과 마찬가지로 고통과 절망도 지나가 버렸다. 그런 감정들은 흘러가 버렸고, 퇴색해 버렸다. 그 감정들의 깊이와 가치도 상실되었고, 이제 드디어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생각하지 않는 그런 시절이 온 것이다. 한때는 그토록 마음 아픈 기억이었건만. 이젠 고통도 꽃잎처럼 떨어져 시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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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412.슬프고 절망적인 감정의 반대편에는 또 다른 감정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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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427.인간은 자연의 선물로 받은 자신의 재능을 실현하려고 애씀으로써 인간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유일하게 의미 있는 것을 행하는 셈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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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428.우리 인간은 사라질 존재이고, 변화하는 존재이고, 가능성의 존재지. 우리 인간에게는 완전함도 완벽한 존재도 있을 수도 없어. 그렇지만 잠재적인 것이 실현되고 가능성이 현실성으로 바뀔 때 우리 인간은 참된 존재에 참여하게 된다네. 완전한 것, 신적인 것에 한 단계 더 가까워지는 셈이지. 그것은 곧 자아실현이라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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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445.“우리의 사고라는 것은 끊임없는 추상의 과정이지. 감각적인 것을 제거하고 순수한 정신세계를 구축하려는 시도일세. 그런데 자네는 정말 언제 사라져버릴지 모르는 것을 소중히 여기고 다름 아닌 덧없는 것 속에 세상의의미가 들어 있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거든. 자네는 덧없이 사라지는 것을 그냥 지나쳐 보지 않고 거기에 자신을 바친단 말일세. 그렇게 스스로를 바침으로써 덧없는 것이 최고의 존재로, 영원을 닮은 존재로 숭고해진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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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_456.‘인간이란 존재는 정말 정해진 규칙대로 살아가도록 되어 있는 것일까?’
.? 독서리뷰 : 작년에 유독 추운 겨울을 지나 요즘은 날씨가 포근해 기분 좋은 때가 많았다. 일찍 퇴근까지 하는 덕분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하지만, 왠지 모르게 갑자기 당장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절망과 공허함을 느꼈다. 이놈의 일을 당장 때려 치던가 해야지, 내일 당장 사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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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일만 하다 살다 보면 무언가 중요한 반쪽을 잃어버린 것 같다. 그 근원을 찾기보다는 애써 외면하고 당장 눈앞의 일들과 앞날의 야망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고 내 자신을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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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지성과 감성, 종교와 예술로 대립하는 세계에 속한 두 인물이 사랑과 우정, 이성과 갈등, 방황과 동경을 통해 인간의 성장기를 아름답고 순수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꽤 많은 분량이지만 전반적인 줄거리는 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수도원 생활을 하게 된 골드문트는 이성의 사랑에 도취되어 방랑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그로 인해 삶의 명암을 경험하며 예술을 통해 인간의 운명에 대한 성찰로 승화시키며 죽음으로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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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찰나의 인생에서 우리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일까. 죽음을 인식할 때 공허와 권태를 느끼며 이 답을 찾으려고 맹목적으로 노력하기도 하고 무언가에 빠지면 집착하기도 했던 것 같다. 끊임없이 낯선 것에 도전하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해 감수하는 것이 나의 삶에 또 다른 안도감을 주었다. 덕분에 지난날을 돌아봤을 때 선택했던 고통은 후회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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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처럼 존재의 양극단에서 인생이라는 여행을 통해 서로 다른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런 깨달음이 삶과 죽음이라는 운명 같은 삶에서 내 자신의 존재가치를 아름답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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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평 : 인생에서 문학은 잃어버린 사랑이라는 깊고 소중한 감정을 일깨워 주기에 독서를 하는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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