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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하다

철학 1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
무심하고 까칠한 프랑스 사람들
무엇이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가?

한국에 온 외국인들은 우리가 왜 그렇게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지 의아해한다. 그들이 보기에 한국만큼 살기 편한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돈이다. 한국에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것이라면서 모두에게 그런 꿈을 꾸라고 알게 모르게 강요한다. 물론 기회가 공정하게 부여되고 많은 사람이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사회가 반드시 개인에게 행복을 안겨준다는 보장은 없다.

월셋집에 살아도, 결혼하지 않아도, 아이가 없어도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고급 아파트에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고 살아도, 자식들이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장에 다녀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행복은 경제력과 상관 없는 하나의 노하우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저자가 6년간 파리에 체류하면서 관찰한 프랑스인들의 모습은 절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 인생을 ‘성공’이나 ‘실패’로 정의 내리도록 허용하지 않는, ‘나는 나’라는 식의 이기주의자들이었다. 그들의 모든 삶의 테마는 성공이나 성취가 아닌 행복을 향해 맞추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먹기 위해 산다’고 할 정도로 맛있는 음식에 목숨을 걸기도 하고,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라면 결혼이든 연애든 가족이든 그 무엇도 쿨하게 거부하는 것이 그들이다. 저자는 이것을 ‘이기주의적 주관’ 또는 ‘쌀쌀한 행복’이라고 지적하면서 프랑스인이 누리는 행복의 근원이라고 말한다. 와이즈베리 신간『시크하다』는 이기적이어서 행복한 프랑스인의 삶을 통해 우리가 찾아야 할 진짜 행복의 모습을 그려보는 ‘소확행 인문학 관찰 에세이’다.

프랑스인의 삶에 대한 태도는 한마디로 ‘시크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프랑스인의 시크함은 삶에 대한 환멸이나 퇴폐, 무심함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배려는 물론 나아가 역사와 사회에 대한 진지한 탐구와 고민 끝에 나온 뜨거운 시크함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라우스는, 수많은 원시부족을 찾아가 인류가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가는 방법을 연구하면서 자기는 ‘동떨어진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거울은 어쩌면 우리와 반대 방법으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시크하다』는 프랑스인, 특히 파리지앵이 보여주는 삶의 방식이 우리 한국인의 삶에 대해서 분명히 다르게 생각할 실마리를 찾게 해줄 것이라는 확신이 담겨 있다. [예스24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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